슈퍼맨이었던 사나이
정윤철이라는 감독은 비쥬얼이나 테크닉으로써의 화법보다는 정서에 호소하는 감독으로 기억된다
'말아톤'이라는 수작은 감독의 그런 감성을 충분히 녹아낸 작품이 아니었던가...
최근들어 딱히 볼만한 한국영화가 없었던 가뭄은
전지현, 황정민이라는 흥행카드를 전면에 내세운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로 말끔히 해소되는 듯 했다
극장 매표소 앞에서의 고민도 네임벨류를 등에업은 탓에 절대적 지지를 받게 되는데...
시작되고 끝이나기까지...
영화는 줄곧 전지현의 쌩얼에 집중한다
감독의 장기인 드라마는 없고 방금 CF를 찍고 화장을 지운 전지현의 자태만 남아있다
창작물에 대한 정체성은 설 자리를 잃어갔고...
초능력이 사라진 주인공에 대한 반복된 설정 설명으로 영화의 지루함을 배가 시켰고
말미에나 등장하는 동기부여(왜 그가 슈퍼맨이었나)도
설득력과 힘이 없어 관객과의 소통도 힘들어보였다
다큐멘터리 PD라는 직업설정은 왠지
KBS'인간극장'에서 소재를 찾아오던 감독의 식상한 선택인 듯 보인다
그래서일까 초반에 등장하는 전지현의 모습은 굉장히 어색하다
(그건 분명히 동종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필자의 지적이 정확하다고 본다)
과연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이었을까
세상에게 받은 상처를 고스란히 자기 몫인양 떠안고 살아가는 슈퍼맨... 아니 그랬던 사나이...
우리가 기억하는 슈퍼맨의 스펙타클한 헬퍼로써가 아닌
소박한 일상에서의 정의구현을 노력하는 초능력없고 신발신은 기동이가 주인공에 대한
그럴듯한 설명이 되고 있지는 않을까
정서가 메말라가는 세상에 대한 메세지 전달이 궁극이 아니라
그저 걸출한 두 배우에 기대어 그 메세지가 묻어가지는 않았나 싶다
예고편이 영화의 전부였던 영화
특별히 기억되는 장면이 없었던 영화
CF여왕이라는 타이틀을 벗어던지고자 쌩얼로 뛰어든 전지현의 노력은
이번에도 역시나 배우로써의 성찰보단
비쥬얼의 화신으로만 남게 된 듯 보인다
(차기작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에서의 연기를 기대해야하는 것일까;;; 헐리웃 영화인데;;)
그래도 확실한건 전지현은 너무 이쁘다는것~!!
곤란하고 어색했던 직업설정도
영화가 진척되자 아립따운 미모로 승화가 됐으니...
전지현의 힘은 역시 '뇌살적 아름다움'일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