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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재권 보호, Now or Never (김재현 와이더댄 전무)

인형술사 2007. 10. 25. 16:50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고도 성장을 이룬 한국의 디지털 콘텐츠 산업은 인터넷을 통한 편리한 접근성과 무한한 정보수집망을 바탕으로 네티즌들의 자발적 참여와 독특한 공유 문화의 확산을 가져왔다. 그러나 발달된 인터넷 환경에 비해 여러가지 산업적 인프라가 미비해 오히려 콘텐츠의 불법복제 및 불법유통이 급속히 확대되는 폐해로 이어져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으며 특히 음악산업에 있어 커다란 재앙으로 다가왔다.

한국음악산업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한때 4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던 음반시장의 규모는 매년 추락을 거듭해 현재는 1000억원 대를 밑돌고 있고 여기에 디지털 음악 시장을 더한다 하더라도 3000억원을 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아직도 우리나라 음악 시장은 시장 성장을 위한 단계로 접어 들었다고 보기는 힘들 것이다.

이에 따라 90년대 후반만 해도 계속 쏟아져 나오던 음반들을 다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불법 다운로드에 치여 제작자들은 투자비를 환수하기 어렵고, 가수들 또한 생활이 어려워 음악 제작 자체를 겁내거나 꺼려하게 됐다.

최근 소리바다로 대표되는 주요 P2P(개인간 파일공유)사이트를 통한 무제한 다운로드는 음악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편리하고 효율적이라 여길 수 있다. 그러나 다수의 창작자와 제작자를 통해 생산된 엄연한 상품을 기술적 통제 장치도 갖추지 않고 소액의 정액으로 무제한 다운로드시키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시장경제 질서를 파괴해 결국 음악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여기에 단기적인 이해관계로 인해 일부 제작자 등 권리를 소유한 측에서 동조 하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러한 시장 파괴적 사업 모델에 따라 2007년에 들어서면서 디지털 음악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고 몇몇 대형 서비스 사업자들 마저 사업 모델 변경을 고민하고 있는 현실에서 디지털 음악 시장이 제살 깎아 먹기 식의 과도한 가입자 확보 경쟁이 우려된다.

불법음악 서비스와 각종 편법적 서비스가 난무하고 있어 합리적인 정규 사업자가 정상적인 경쟁을 통해 살아남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다.

여기에 아직도 우리나라 인터넷 이용자들의 지적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고 보면 사업자를 통한 시장 합리화 못지 않게 이용자들에 대한 지적재산권 인식 확산도 긴급한 사안이다.

다른 사람의 창작물을 사용할 때 저작권료를 지불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상의 정보 혹은 컨텐츠는 공짜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저작물들의 디지털화로 과거와는 달리 복제나 배포가 유체물 같은 매개체 없이도 인터넷만 접속하면 무엇이든 쉽게 유통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지적재산이란 쉽게 만져질 수 있는 사물이 아니기 때문에 생각의 전환 없이는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단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러한 기술과 지식을 보호하지 않고 아무나 사용할 수 있도록 공유 했다면 지금의 정보화 사회가 가능했을까?

지적재산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보호하는 시스템이 가동되지 않는 사회에서 지식기반 사회의 정착을 기대할 수 없다. 그렇지 못하다면 땀 흘려 기술을 개발하고 창조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지식의 창조에 기여하지 못한 자가 무임승차해 연구의 과실을 취하게 된다면 이 사회는 결국 자체 지식 생산기능이 마비된 사회가 되어버릴 것이다.

지재권 보호를 위한 좀더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대책 개발과 함께 필요한 것은 바로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의 인식의 전환이다. 무형 재산인 지적재산권을 '재산'으로 여기고 타인의 재산을 존중한다는 이용자들의 윤리적인 인식이 무엇보다 시급한 때다. 인터넷 상의 넘쳐나는 정보 속에는 자신의 '재산'도 포함돼 있어 재산이라는 개념에서 접근한다면 'IT(정보기술)강국'으로서 한국의 콘텐츠 산업은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콘텐츠 시대, 디지털 시대 이러한 거창한 단어로 포장된 지금 우리의 의식은 어디쯤 와있는지 돌아보고 지적재산권의 보호가 문화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며 또한 국력을 강화하는 길임을 깨달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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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의 바다 인터넷...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기도 전에 스타크래프트의 열풍, 폭발적인 피씨방의 등장으로 대한민국의
IT인프라는 엄청난 규모가 되버렸다
냄비근성의 대한민국께서 뭐하나 건수 잡았다싶으면 몰아치시는 경향이 있으시니
이제는 컴퓨터와 랜선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대가 아닌가 싶다

지적재산권에 대한 담론은 아직까지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는 사안
그러나 기술의 발전과 네티즌의 무분별한 공유정신을 쫓아가기엔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훨씬 더뎌보인다

사실 음악시장구조는 오프라인을 온라인이 추월했다는 부분이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인 산업구조가 정체 내지는 하락세라는 점이다
분명 무분별한 다운로드로 인해 정상적인 유통구조가 흔들리고 있는 것은 사실일게다
그렇다고 제도적 장치라도 있단 말인가;;
돌고도는 이야기일뿐

분명히 말하고 싶은건
시장구조 변화의 원인을 문제시하여 막아야겠다는 투정이 아니라
생산의 주체들이 보다 진보적이고 새로운 돌파구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야할 것이다
밥그릇 싸움따윈 네티즌을 더욱 화나게 할 뿐이다

(사실 이 블로그의 스트리밍 음원도 엄밀히 따지자면 문제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