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노래 2 : 베시 스미스의 〈세인트루이스 블루스〉(1925년)
블루스로 토해낸 흑인여성의 운명 “아일랜드인은 유럽의 검둥이고, 더블린 사람은 아일랜드의 검둥이니까.” 더블린의 후락한 뒷골목을 배경으로 한 영화 〈커미트먼트〉(1991, 앨런 파커 감독)에서 레코드 제작자를 꿈꾸는 주인공은 자신들이 흑인음악을 ‘연주해야만 하는’ 이유를 그렇게 풀이했다. 그 표현을 빌리면 1920년대 블루스 초창기의 유명한 가수들이 죄다 여성이었던 까닭을 설명할 수 있다. ‘흑인여성은 검둥이 중의 검둥이였기 때문’이다. 블루스는 인종차별로 억압받은 미국 흑인역사의 산물이었고, 흑인여성은 거기에 성차별의 중압까지 부과받은 열등한 피조물이었던 것이다. 1920년대 최고의 가수였고 현재까지도 가장 위대한 보컬리스트의 하나로 꼽히는 베시 스미스(1894~1937)는 인생을 통해 블루스를 살았던..
2010.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