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의 퇴장~ 굴곡의 SK는 어디로 가는가

2011. 8. 19. 15:13Sports


한예슬 사태가 진정되자마자 세상은 또 다른 핫토픽을 맞이했습니다
많은 언론들을 통해 알려졌다시피 SK김성근 감독께서 물러나시게 됐네요...
(참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죠~)

한국 프로야구 30년째를 맞이한 올해는 유난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시즌전 삼성 라이온즈는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을 통해 팀컬러를 바꿔보겠다는 의지로 선동렬 감독을 사퇴로 내몰았고, 두산의 김경문 감독은 팀성적을 이유로 자진하차하셨죠
그리고 김성근 감독 마저 사퇴도 아닌 경질이라는 극단적 방법으로 야구계를 떠나게 했네요
(이외에도 송지선 아나운서와 임태훈 선수 스캔들과 연이은 자살사건도 큰 이슈였죠)
감독들의 수난시대라~ 성적부진이나 개인적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이유있는 하차는 있겠지만
당장에 김성근 감독 사태의 경우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의문점들이 많습니다

프런트와의 불화, 재계약 문제로 인한 마찰이 이번 사태에 큰 포인트라 하겠는데
예전같지는 않지만 아직 상위권(3위)에 있고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혼탁한 팀의 사정을 고려했을 때는
다소 감정적인 선택 혹은 성급한 독선이 아닐까 싶네요
SK를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듣보잡팀(SK팬분들은 불쾌하실수도 있겠지만)을 프로야구의 신흥강자로 급부상 시켜놓을만큼 김성근 감독의
업적이란 참으로 대단한 일이겠죠
선수발굴부터 팀운영에 이르기까지 야신이라는 애칭에 걸맞는 행보는 프로야구 30년 역사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대단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SK 와이번즈의 시즌 성적 (2007-2011) 

2006년 시즌 5할 승률에도 미치지 못했던 SK를
2007년부터 지휘봉을 잡으면서 감독부임 첫 해 정규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기염을 통했었죠
그리고 이후로 2008,2009,2010까지 2번의 우승과 1번의 준우승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지난 4년간 3번의 우승과 1번의 준우승을 했다는 것입니다
야신이라는 이름이 괜히 붙혀진 것은 아닌셈이죠~
올 시즌은 아직 게임차도 많지 않고 선수들 줄부상이라는 악재 속에서 힘겹게 싸우고는 있지만
김성근 감독의 버프라면 얼마든지 재도약 할 수 있는 여력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었습니다...

프로야구라는 것이 순수하게 스포츠 정신만을 듬뿍 채워놓고 진정한 승부를 가린다는 의미에서만 바라볼 수는 없을 겁니다. 대기업들이 자본을 투자하며 자사의 상품, 서비스를 홍보하는 것이 때론 더 중요한 가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SK는 경기내용에 더 집중할 수 밖에 없는 특히나 승부근성이 명확한 김성근 감독과 많은 이해관계에서 충돌도 있었을 겁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이리보던 저리보던 프로야구의 생명력을 불어넣는 팬들의 입장에서는 그리고 SK팬들에게는 신과도 같은 존재를 시즌중 경질했다는 것은 이해를 구하기에는 꽤나 정치적인 색깔이 많이 보입니다

재미난 것은 김성근 감독이 예전에도 이번과 같은 비슷한 경질이 있었다는건데요
2002년 LG트윈스를 준우승까지 올려놓고도 다음해에 감독직에서 물러났습니다
이유는 LG특유의 신바람 야구와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었는데
(솔직히 이광환 감독이 만들어낸 신바람 야구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었나도 참 의문입니다)
결과적으로 김성근 감독이 떠난 2003년 이후 LG는 단 한 차례도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LG 트윈스의 시즌 성적 (2002-2011)

여튼 이유가 어쨌거나 김성근 감독이 떠났습니다
그리고 차기 감독으로 거론되었던 이만수 2군감독이 감독대행으로 난파된 SK를 이끌게 되었습니다
한국 프로야구 30년사 최고의 레전드로 꼽혔던 이만수 감독이
이제는 프로야구 30살 되는 해 가장 큰 이슈의 감독으로써 부각되었습니다
선수로써는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의 커리어를 쌓았겠지만 지도자로써의 역량은 늘 일치하는 것이 아닌지라
앞으로의 행보가 무척 궁금해집니다

그러고보니 선동열, 김경문, 김성근 이 3명의 뜨거운 감독들이 다 야인이 되버렸네요
9구단으로 창단한 NC소프트가 분명 한 분을 모셔갈 터이고
리빌딩만 하고 있는 한화나 만년하위 넥센도 관심이 가득할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김성근 감독이 어딘가에 자리를 잡아 와신상담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