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오스~ 음악세계~!!! moments in love - the art of noise

2007. 10. 24. 23:26Music is life


10월 15일 이후로 라디오는 죽었다
정확히 논하자면 진정한 의미의 라디오 음악방송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전영혁님을 떠나보내며 21년간의 굴곡을 곱씹어보자면
그의 공적이란 참으로 놀라운 것이다
대중음악의 불모지인 대한민국이란 땅에 새로운 음악장르의 씨앗을 뿌려주셨고
밤잠을 설쳐가며 그의 팬임을 자처했던 청년들은
지금 현업에서 대중음악의 가능성과 가치를 소리놓혀 부르짓고 있다
신중현과 산울림만이 대한민국의 음악적 기수라 논할 수 있겠는가
서태자가 과연 개척의 화신이라 칭송할 수 있겠는가
전영혁님이 일구신 그간의 음악방송이란... 사막과도 같은 우리의 귓속을 오아시스로 채우셨고
처음부터 침체기였던 대한민국의 음악산업에 일조하신 분이 아니었던가

직장생활에 허덕이다 그간의 소식도 모른채 하루하루를 연명했던 내게
전영혁님의 돌연 방송중단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학력위조 풍파에 휩쓸려 가슴앓이 하셨을 그였기에
떠나감을 곱게 놓아드려야겠지만...
그를 통해 음악을 알았던 내겐 상상하기 힘든 허탈감이 몰려든다
감당하기 힘든 순간이다
Hot music이 내리막길을 걸었고 이젠 전영혁님 마저 떠나보내야하다니
난 이제 무엇으로 음악을 들어야하는가

마지막방송때 남기신 말이 아직도 머리를 울린다

'이제 음악세계를 듣기위해 수면부족으로 건강을 해치셨던 여러분도 숙면하셔서 건강을 되찾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사랑을 가슴에 품고 떠납니다
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더 이상 시그널 뮤직으로 moments in love를 들을 수 없는 것인가

그의 부도덕한 행동에 대해 논할 생각따윈 없다
그 분의 업적만으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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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고나서 또다른 소식을 접했다
전영혁님과 더불어 이 땅에 새로운 음악장르의 깃발을 꽂으신 성시완님~
두 분은 오랜기간 막역한 우정을 쌓아오신 관계로만 알고 있었는데
시완레코드 홈페이지에 올라온 성시완님의 글은 참으로 가슴을 아파오게 한다
나의 음악적 스승이자 종교였던 전영혁님의 지난 행보가
정말 그렇게도 치졸하고 부도덕했던건가... 쓸쓸해지는 밤이다

너무 많은 글을 읽어서 눈이 아프다
여기까지다...
난 그저 그 분의 공적만을 생각하고 싶다

그저 음악만이 남아있을 뿐인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