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프로그램의 끝은 어디인가... 위대한 탄생 Final을 앞두고

2011. 5. 24. 15:50Media

슈퍼스타K 시즌1때만해도 이렇지는 않았습니다
당시엔 그 오디션만으로 이렇다할 이슈거리도 많지 않았을테고, 케이블 채널이 가지는
매체의 한계성도 있었을겁니다~ 그래도 나름의 성과는 있었으니 시즌2를 기획했을텐데...
작년 슈퍼스타K 시즌2의 성공은 감히 상상하기 힘들었던 수준이었죠~
현재 넘쳐나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태생적 단초를 제공했던 범인임은 틀림없을 겁니다~

범람이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지상파부터 케이블 채널에 이르기까지 그 형식만을 교묘히 바꾼채
지속적으로 런칭 그리고 진행되고 있습니다~
SBS의 '기적의 오디션', KBS의 'Top밴드', TVN의 '코리아 갓 탤런트' 등이 조만간 그 장대한(?)
막을 펼치겠군요~ 물론 오디션 프로그램 원조(?)격인 Mnet의 '슈퍼스타K 시즌3'도
지역예선이 한창입니다~
그리고 이런 오디션 프로그램이 단순히 일반인을 상대로 한 것이 아닌 기성 가수들에게도 접목하여
MBC의 '나는가수다', TVN의 '오페라스타' 와 같은 형태로도 나름 발전적 모습을 띄게 되었죠~

경쟁적 구도를 통한 긴장감~ 남을 평가함으로써 충족할 수 있는 결정권자의 특권도 누려보고
그런 대리만족을 통해 희노애락을 체감한다는 것~ 분명 매력적인 포맷입니다~
그간 방송 프로그램에서는 볼 수 없었던 흥미요소들이 가득 담겨있는 셈이죠

사실 본 포스팅을 하는 이유는 '위대한 탄생' (이하 위탄)에 있습니다
위에 여러 프로그램을 열거하면서도 굳이 위탄을 빼놓은 이유인즉~ 따로 여유 공간을 할애해야할 만큼
까대고 싶은 내용이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런칭한지 몇개월이 지난 이 시점에서 뒷북식의 포스팅이 과연 무슨 의미겠냐고 하시겠지만
늘상 입이 근지러워 참을 수 없었던 부분들이 파이널을 앞 둔 현 시점까지 전혀 달라지고 있지 않다는 점!
그런 이유로 누구나 알겠지만 나름 일목요연하고 음모설 가까운 글 하나 남겨보고자 합니다


개요

슈퍼스타K의 대성공 이후~ 지상파 중에서 가장 빠르게 움직인 것은 MBC였습니다
같은 CJ계열인 TVN이야 그렇다치고~ 늘상 점잖 빼는 KBS의 경우도 예외라 하고
상업방송이기만을 고집하는 SBS는 당시에 왜 조용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늘 그렇듯이 타 방송사 간봤겠죠 타프로그램 모방,변조에는 능한 곳이니까요)
MBC는 케이블 채널의 대성공을 시샘이라도 하듯~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김재철 사장의 한마디
"왜 MBC는 이런걸 못만드냐"로~ 생각보다 너무 빨리 급조된 티를 내며
그야말로 위대할 수 없는 '위대한' 탄생을 알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왜 이런걸 못만드냐는 주문에 너무도 명백하게 부응하기 위해 똑같이~ 만들어버렸죠
그리고 너무 빨리 흉내내버려서 매를 먼저 맞게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1. 슈퍼스타K의 위대한 탄생

소제목이 뭔가 근사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MBC의 위탄은 본인들의 성과라기보단 슈퍼스타K에게 마치 오마쥬한 느낌이 강할 정도입니다
스타의 꿈을 가진 일반인을 상대로 한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와는 다르게 위탄은 최소한의 예의 차원에서 미디어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참가의 뜻이 있는 이들에게 동영상 제작을 요구 유투브에 올리도록 하여 예선의 편의성을 도모했었죠
(아마도 유일한 차이점이 아니었나 싶군요)
그 이후로는 일관성 있게도 지속적으로 똑같습니다
기성 가수들을 데려다 심사위원으로 앉혀두고~ 꿈에 부푼 이들에게 독설과 냉소 때론 응원의 한 마디
던져가며 가장 드라마틱한 인물을 선발하기 위한 기본적 장치를 충실히 베껴왔습니다
근래 가장 성공했다는 슈스케의 PPL도 보란듯이 따라하더군요~
어쩌면 후발주자인 위탄이 더 못했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슈스케는 CJ라는 모기업의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배치하여 PPL의 진수를 과감하게 선보였으니
위탄의 자동차 경품 정도는 뭐... (지상파의 간접광고가 극히 제한적이라는 부분도 있겠지만)
심사위원들 테이블에 올려진 음료 PPL도 마치 데깔코마니를 보듯 똑같더군요
그리고 경쟁이라도 하듯 슈스케2의 상금 2억원을 보란듯이 3억으로 격상시켰습니다
(슈스케3은 5억이라더군요... 이러다 로또 금액까지 올라가겠는걸요)
- 살짝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카메라팀도 슈스케랑 같은 팀을 고용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본선 진출자들을 울타리에 가둬두고 그의 일상을 쫓는 구성 방식도 위탄은 철저하게 슈스케를
따라했습니다~ 아니 따라했다고는 하지만 더더욱 재미없게 만들어버렸죠
그저 그들의 똥싸고 오줌싸는 일상만을 비췄으니 이쯤되면 그들의 홈비디오가 아닐까 싶군요
결선 진출자들을 모아놓고 경연을 한 생방부분도 슈스케를 따라했다면 따라했다고 볼 수 있겠죠
그 정도는 수긍이 간다고도 하시겠지만 그렇다면 이건 어땠을까요

슈스케2에서 이문세의 곡으로 경연을 펼쳐 나름 신선함을 제공했다면
위탄은 그저 가수만이 바뀐 조용필의 곡으로 미션을 진행하는 아주 파렴치한 복사를 자행했습니다
그나마 조용필이었기에 그리고 그의 훌륭한 음악이었기에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고 생각되더군요
뭐 다른 미션들도 슈스케2와 위탄 별반 차이없이 거의 같다고 생각하며 지켜봤었습니다

어느 언론사의 기사를 보자니 슈스케와 위탄의 가장 큰 차이점을 멘토링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따지고 보면 위탄의 멘토링 시스템은 그 깊이의 차이일뿐 슈스케에서도 갖추었던 형식입니다
이승철, 윤종신, 엄정화가 각기 도전자들을 데리고 짧게나마 조언과 격려를 주며
경연에 힘을 실어주었었죠~ 그런 의미에서 봤을 때 분량이 더 많았을 뿐이지
위탄이 꼭 새로운 포맷을 적극적으로 이용했다고는 보기 힘들겁니다
멘토링 시스템은 그것만의 특화된 포인트로써 성공이 아닌 그로 인해 창출됐던
김태원과 외인구단이라는 극적 요소가 더 빛을 냈을 뿐입니다~ (MBC가 김태원에게 큰 빚을 진 셈이죠)

따라하지 않은 게 하나 있군요
그런데 그게 공교롭게도 슈스케2의 최고 유행어가 되버린
"60초 뒤에 공개됩니다" 군요~~
지상파에서는 중간광고가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따라하질 못했군요

2. 위대하지 않은 탄생

슈스케2는 정말 많은 이슈를 몰고 다녔습니다~ 참가자들의 기량 또한 충출해서 보는 내내
탄복과 감동이 끊이질 않았던 기억입니다
하지만 위탄은 왜 그럴까요~ 회를 거듭할 수록 감동과 특유의 긴장감은 반으로 줄어들고
급기야 이제는 이 프로그램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라는 의문까지 갖게 합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철저히 그 참가자들이 주인공이어야 할 것입니다
내용의 재미와 극적 구성을 위해 심사위원과 다른 주변 요소들이 부각되기도 해야하지만
슈스케가 허각의 스타탄생, 존 박의 인기몰이, 장재인의 감동이라는 키워드를 생산해낼 수 있었다면
위탄은 공감하기 힘들고 일관성 마저 없는 방시혁의 독설과 편향된 시선이 마케팅으로 더 활용되고
김태원의 따뜻하고 인정어린 시선으로 멘티들을 격려하는 것이 더 부각되어
참가자보다 김태원이 더 주목받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위탄은 덜 긴장하게 되고 혹은 더 재미없어지고 있는 지도 모르겠네요

이견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전 참가자들의 음악적 수준에서도 차이가 많다고 봤습니다
슈스케2의 참가자들은 댄스면 댄스, 노래면 노래 모두 일정한 수준 이상의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도 소름끼치면서 보고 있는 장재인과 김지수가 선보였던 '신데렐라'나
손에 땀을 쥐게끔 했던 열창의 무대를 위탄에서는 볼 수 없었습니다


음악이라는 것이 지극히 주관적인 잣대로 평가가 되는거라~ 다른 분들은 또 다른 해석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제 주위 사람들은 모두가 공감하더군요
선발과정이 어떠했는지 알 수 없지만~ 예상하기엔 급조한 방송인지라
훌륭한 재원들을 많이 확보하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싶네요
뭐 결과적으로는 MBC의 손해겠지만 재밌는 방송을 요구하고 볼 권리가 있는 시청자들에겐
크나큰 실망이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3. 스타의 탄생~

슈스케건 위탄이건 오디션 프로그램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스타탄생 일 겁니다
가장 드라마틱한 과정으로 극적인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는 인물이 최종 우승자가 되어야
프로그램은 비로소 그 생명력을 다하기 마련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슈스케2는 허각이라는 인물을 올려놓음으로써 헤아릴 수 없는
이슈를 만들어냈었죠~ 중년 남성들이 숨을 죽이며 슈스케 본방사수를 하고
허각의 눈물이 마치 자기가 흘리는 눈물인냥 감격해하고~ 흥분했었으니까요
훤칠한 키에 세련된 용모를 갖춘 존박의 분전도 꾸준한 인기몰이의 원동력이기도 했습니다
비록 3위였지만 장재인의 인간승리도 계속해서 재생산된 이슈거리였죠
물론 능력만으로 봤을 때도 빅3에 손색이 없는 3인이었습니다

위탄을 봐야겠군요~ 이번주에 있을 Final에는 백청강과 이태권이라는 두 명의 인물이
올라와있습니다~ 중국 연변 출신의 백청강과 과묵하기가 정도를 넘어선 이태권
솔직히 말하자면 슈스케의 인물들과 비교했을 때 스타성과는 거리가 먼 친구들이죠
물론 가창력만으로는 이태권 같은 친구는 압권이죠~ 매일 놀라면서 봤습니다
하지만 그 인물들이 가지는 드라마틱한 극적 요소는 눈을 씻고도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혹여나 있다손치더라도 제작진이 그 부분에 대해 부각을 못시킨 것일 수도 있겠죠

전 오디션 프로그램의 선발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된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심사위원의 점수 그리고 문자투표만이 아닌 제 3의 요소가 분명 존재하리라 생각합니다
그건 누구나 방송을 보는 내내 짐작들 하셨으리라~~~
슈스케건 위탄이건 제작진의 구미에 맞게 그리고 프로그램의 구성상 적당한 굴곡을 갖추기 위해
없어서는 안될 인물들이 존재하는 법이니까요~ 그래서 말도 안되는 이유와 변명으로
심사위원은 애써 그 인물에게 동기부여를 해서 합격이라는 당근을 제시하기도 했을 겁니다
탈락과 재합격~ 패자부활전 곳곳의 극적 장치를 마련해서
출연자를 들었다놨다~~ 어쩌면 그들은 참가자라기보단 도구가 아니었을까 라는
안타까움도 있습니다
--- 슈스케, 위탄 둘 다 여러부분에서 제작진이 깊이 개입했다고 느꼈지만
위탄에서 권리세양이 극적으로 이은미의 맨티가 된 부분은 납득이 전혀 가질 않았습니다
이은미가 시종일관 그녀를 인정하지 않았기도 했고 신승훈이 사전협의 없이 결정된거라는
변호가 더 의혹을 깊게 했었죠

슈스케2때 저는 최종 우승자로 존박을 예상했습니다~ 워낙 인기가 많았고
소화하는 곡들 하나하나가 꽤 근사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허각이 주인공이었죠
어쩌면 대중친화적 인물을 낙점하기보단 인간적인 감동을 통한 극적구성을 선택했던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는데~~~
위탄은 과연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까요~
그다지 잘 포장되지 못한 두 명의 인물~~~ 백청강 그리고 이태권
어렵네요~ 전 압도적인 가창력의 이태권에게 한 표를 던지고는 있으나~
연변 출신이라는 이색적 요소에 손을 들어준다면 백청강이 우승자가 될 수도 있겠네요
결과는 금요일이군요 ;;

문자투표에 대해서도 말들이 참 많더군요
그 부분은 잘 정리된 중앙일보 기사로 대신합니다~

4. 더 이상 위대하지 않지만 놀라운 탄생 시즌2를 기대하며

위탄의 시청률은 20%이상입니다~
1박2일의 최근 시청률이 15%를 멤돌고 있는 상황에서 압도적이고 경이로운 수치죠
하지만 위탄의 체감 시청률은 솔직히 2%이하가 아닐까 합니다~
그만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지도 않고 미친듯이 양산되는 찌라시성 기사에도
마우스가 도통 다가가질 않습니다~
20%라는 시청률은 프로그램의 가치를 산술화 시킨 것이 아닌 그저 오디션이라는 프로그램의
특수성을 통한 카타르시스 해소 정도가 아닐까 싶네요
어쩌면 위탄 제작진은 20%의 시청률로 이만하면 됐다고 샴페인을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을런지도 모릅니다~
어떤 프로그램을 베끼건 그건 알 바 없어. 우리는 시청률만 높히면 사장께서 금일봉을 주실거야~
이런 생각으로 프로그램에 임하지 않았기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바입니다

위탄의 슈스케 따라잡기를 부정적 시선으로 바라보긴 했지만
사실 어찌보면 익숙함이 불러온 비극일런지도 모릅니다
슈스케를 통해 우린 너무 프로들이 되었으니까요~ 누가 승자가 될 것이고 그리고
다음엔 어떤 그림이 나올 것이고...등을 너무도 잘 알아차리니~~
그렇기 때문에 위탄은 더 고심했어야했는지도 모릅니다

옛날 바보상자 뚫어져라 쳐다보듯 아무 생각없이 방송을 보던 시대는 갔습니다
앞으로는 더 냉철하고 엄격한 시청자들이 많이 양산될 것입니다
MBC는 아니 모든 프로그램 제작자들은 더 많은 공부와 연구를 해야할 것입니다~

위대한 탄생 시즌2의 모집광고를 봤습니다
부디 다음 시즌에서는 MBC다운 그 만큼 재기발랄한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