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 리그를 보고

2011. 5. 30. 18:13Sports

지난 몇 달간 야행성이기를 자처했던 축구팬이었기에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은 뭔가 국토대장정이라도 마친 느낌이랄까요
자국리그를 우승한 세계 클럽 축구의 양대 거목 맨유와 바르샤~~~~
과연 누가 더블을 달성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었지만
예상대로 FC바르셀로나의 완승으로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가 막을 내렸습니다



솔직히 이 정도일까라고는 예상치 못했습니다~
그저 바르샤의 근소한 우세 정도로만 짐작했었는데... 결과는 그야말로 완승이었던 것이죠
초반 10분 맨유의 공세는 굉장했습니다... 홈구장은 아니어도 영국에서 벌어지는 경기인지라
나름 홈경기의 기분으로 임했을테고 11명 모두가 전사적인 움직임을 보여줘서
혹여나 오늘 맨유가 이기는건 아닌가라는 지극히 1차원적 추측도 했었죠
정확히 그 10분간...

그 뒤론 끝이었습니다~
바르샤 특유의 패싱게임은 정말 말문이 막힐 정도였으니... 볼 점유율과 패스성공률까지 모든 면에서
맨유의 배 이상이었고~ 날카롭게 찔러주는 패스 하나하나가 명장면일 정도로
탄성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초반에 메시를 봉쇄하고자 하는 대인마크와 지역수비는 나름 성공적인 듯 보였지만
바르샤는 메시만 있는 게 아니었죠~ 사비와 이니에스타의 후방 지원은 뭐라고 해야할까요
수비수를 앞에 두고 보란 듯이 2:1 패스를 해대는 모습이나
영리한 여우마냥 수비진을 헤집고 다니는 페드로의 재치
푸욜을 빼놓고도 치밀하리마치 안정된 수비~~~ 이 모든 것이 정말 완벽에 가까웠다고 생각됩니다
메시, 사비, 이니에스타, 비야~~ 말만으로도 공포의 팀이군요

3:1이라는 스코어는 사실 경기의 내용만으로 봤을 때는 축소된 느낌입니다~
오히려 더 많은 점수를 낼 수 있었던 경기였죠
맨유의 만회골은 냉정하게 봤을 땐 오프사이드가 맞아 보입니다~
홈 어드밴티지가 적용된 사례가 아닐까 싶군요

바르샤의 골 하나하나는 참 명쾌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리고 너무도 편하게 넣는 그 모습들에서 지구 최고의 축구 클럽팀이라는 칭호가
결코 아깝지 않음을 느끼게 해주었네요
세계 축구를 스페인이 호령하고 있듯이 ~ 클럽 축구에서도 당분간은 바르샤의 시대가 아닐까요

결과적으로 맨유의 완패이기도 했지만
광의에서는 영국의 패배이기도 합니다~ 거칠고 빠른 스피드의 축구를 구사하는 프리미어리그와는 달리
스페인의 라리가는 뛰어난 개인기와 짧고 조직적인 패스로 상대방의 허점을 노린다고 할까요
그런면에선 잘 짜여진 팀의 조직력보다 그것을 무너뜨리는 뛰어난 개인의 자질들이 돋보이는
바르샤의 우위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장 인기가 많은 리그의 우승 클럽팀 간의 대결이었기에 더 흥미로웠군요

메시는 정말 최고의 선수입니다~
아직도 젊은 그이기에 국대에서의 활약만 보강된다면
훗날 펠레를 능가할 수 있는 황제의 자리에 가장 가까운 선수가 아닐까 싶네요

유럽 축구는 챔피언스 리그를 끝으로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스토브 기간으로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세계적인 축구 선수들의 대이동이 예견되는 기간일 것 같아 더욱 주목됩니다~

끝으로 이번 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던 박지성 선수에게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자랑스러움과 동시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네요
(결승전에서 조금만 더 잘 해주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