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행복'이란...

2007. 10. 22. 02:10Motion

최근 며칠동안 영화만 봤다하면 잠을 쳐자버리고 말았다
딱히 지루하다거나 보기 싫었던 영화도 아니었건만...
고대했던 마이클 베이의 '트랜스포머'를 보면서도 연실 꿈나라였고
미셸의 자태가 넘실대는 '스타더스트'에서도 여지없다
인디영화에다가 그저 음악만으로 영화를 끌고갔던 '원스'라고 달라질건 하나도 없다
그런데... '행복'은 절대 자버릴 수가 없었다  



임수정에 대한 기억은 사실 전무하다
그렇게도 대박났다던 '미사'는 물론이거니와 '장화홍련'이나 '사이보그' 도 보질 못했던 나...
흔히들 그렇듯이 한번 뜬 배우의 기본적인 이미지로 먹고사는
그렇고 그런 인물로만 느껴졌던 탓일까
여친의 적극권유만 아니었어도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영화다
(사실 난 허진호감독의 팬이지만... '외출'부터는 보지않기로 했다... 욘사마-_-)

영화 '행복'은 철저히 임수정의 영화다
황정민은 그저 임수정이 차려준 밥상을 떠먹기만 했을뿐이다 (영화에서처럼 말이다) 


신파성 멜로영화... 비운의 여주인공
뽀얀 피부에 생글생글한 미소의 소유자에게... 시골 아주머니스런 복장과 심히 헌신적인
정성의 사랑이란 어울리지 않을지라도
임수정의 힘은 노력이란 정서로 발휘된다
8년간의 투병생활이란 설정속에서 혼신을 다한듯한 깊이의 연기...
일전에 보지 못했던 그녀의 모습이고... 그걸 감내하는 것조차 그녀의 몫이 되버렸다

황정민이라는 거물급 게다가 연기파 배우와의 호흡은 쉽지 않았을터
나이차도 그러하기에 더더욱 어울리지 않았을지언정
황정민은 없고.... 아니 어디선가 본듯한 모습의 연속이고
임수정은 거기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희망의 집에서 방금 나온 천사의 모습으로

그런데 궁금해진다
왜 영화의 제목이 '행복'이었는지
사랑하는 남자에게 배신당하고 죽음에 이르는 절망의 여인에게 행복이란...
여인을 배신하고 방탕함과 술에 찌든 남자에게...
행복이란 무엇일까...

희망의 집을 나선 두 사람의 소박한 생활이
행복이었을까?

그렇다면 나에겐 행복이 어떤 모습일까?

결국엔 임수정 찬양론으로만 귀결되는 애매한 글이 되버렸다

어쩌면 나에게 행복이란....
애써 채워가면서도 소소한 즐거움이 기다리는 블로깅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황정민 왈 : ' 야이 이년아 넌 지금 이 생활이 재밌냐? '